돈의 속성 - 김승호
들어가면서
이 책은 내가 독서를 시작한 이후로 유일하게 "바로" 두 번 연속 읽은 책이다.
각 소제목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짧아서 집중에 아주 도움이 되고, 내용 또한 아주 콤팩트하여 회장님(저자)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독서에 흥미가 없던 시절(아마 3~4년전쯤), 아내와 교보문고를 가면 베스트셀러에 아주 오랜 기간동안 이 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 절대 다수에게 오랜 기간 읽혀온 책은 역시 이유가 있다...!
배운 점
1. 여기서 이 347원을 '겨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무려' 347원이라고 생각하는 차이가 투자의 차이를 만들고 부의 차이를 만들며 삶의 차이를 만든다."
복리의 비밀에 대한 가르침에 나온 문구이다. 마법과 같은 복리는 워런 버핏을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로 만들어준 비법이기도 하다.
작은 돈은 소중히 하며, 작은 빚이 큰 빚을 불러 올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이다.
개인적으로 내게 정말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미 여러번 받은 가르침이지만 아직 내 것으로 습득하지 못했다.
2.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내가 돈을 대하는 진짜 태도다.
정말 공감된다. 내가 커피를 살 차례에는 아메리카노만 마시면서 상대방이 살 차례에는 비싼 라떼를 주문한다. 회식 때 평소 내 돈 주고 먹기에는 비싼 음식들을 마음대로 시킨다. 심지어 다 먹지도 않는다.
내 돈이 소중하다면 당연히 남의 돈도 소중한 것이다. (마치 내 자식이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하는 것 처럼)
3. 모를 때가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렸을 때가 위험하다. 심지어 그런 사람은 자신의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아래 직급인 내가 봐도 틀린 방식 또는 지식인데 이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상사들이 있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문제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것이 잘못임이 드러났을 때, 저자의 가르침대로 이는 틀린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운이 나빴다고 한다.
물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구성원의 잘못이나 실수의 크기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며 이는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가 실수한 것이 있다면 빠르게 이를 인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하겠다.
4. 자리에 없는 사람을 하대함으로써 자신을 결코 높일 수 없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관심이 없으면 그의 운은 더 이상 발현될 수 없다.
정말 좋은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이 가르침의 반대로 행동하고 (물론 나를 포함) 있지 않을까 싶다. 이는 결국 위선이다. 이 가르침에 더불어 상대방이 내 앞에 있을 때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면 안된다.
5. 주식을 사서 오르면 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주식은 파는 것이 아니라 살 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른 재테크 관련 서적에서도 항상 나오는 말이다. 조금만 과장해서 말하면 주식 관련 서적에 이 가르침이 없으면 사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올해 초에 사둔 주식을 아직까지 잘 지켜오고 있다. 운이 좋아서 수익률이 (+)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 운이 좋았던 것이고, 진정한 나의 수익은 내가 목표로 하는 20, 30년후에 실현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6.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은 천천히 부자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일확천금은 없다. 나는 복권에 당첨될 정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에 내 인생의 모든 운을 다 써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앞으로 내가 벌게 될 자산은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쟁취한 나의 실력임을 떳떳히 밝힌다.
7. 지금 책을 덮고 가위를 가져다가 신용카드를 잘라라. 부자가 되는 첫 걸음이다.
이전에도 같은 가르침을 읽은 적이 있으나, 당시에는 할부를 사용한 경험이 없었고,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내가 정해둔 한도 내에서 썼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주위에서 '언제 어떤식으로 큰 돈을 쓰게 될지 모르니 신용카드 한도를 높일 수 있을 때 바로 높여야 한다.'와 같은 말을 자주 듣게 되었다. (실제로 결혼 준비를 하면서 이런 말을 듣다보니 더욱 설득력 있게 들렸다.)
결과적으로 신용카드는 나에게 돈을 모으는데 있어서 큰 장애물로 작용하였다. 사고 싶었던 고가의 물건(최신형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들을 할부로 사기 시작하였고, 어느새 다음달에 지불해야 할 신용카드 대금에 할부 지출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난, 이미 카드사의 노예가 되어 있었다. 이후 잠깐 정신을 차려 여태 모아놨던 돈으로 할부를 모두 일시납 처리하였지만, 신용카드를 없애지는 않았다.
이 가르침을 보고 나는 확신이 들어 신용카드를 가위로 잘랐다. (총 2개로 그 중 하나는 심지어 회사 복지카드 였지만, 과감하게 잘랐다.)
8. 자산이 허물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집을 짓는 데는 3년이 걸려도 허무는 데는 하루면 끝이다.
자산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 건강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중히 해야 할 모든 것에 적용해야 하는 가르침이다.
9. 부자가 되지 못한 사람 중 대부분은 능력이나 기회 혹은 종잣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부자가 되겠다는 실체적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내 주위에도 '나는 욕심 없이 지금처럼 물 흐르듯이 살아가고 싶다.' '돈이 다는 아니지 않냐.' '건강이 최고다. 돈 많아봐야 저승 갈 때 갖고 가지도 못한다.' 와 같이 말하는 사람이 많다. 모두 맞는 말이고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가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돈은 우리에게 산소와 같은 것이다. 무섭고 냉혹할 수 있으나,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살아갈 수 없다고 표현했을 뿐, '죽는다.'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물론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벌고 (=숨이 가쁘지만 죽지 않을 정도로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가치관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한 번 태어난 인생 폼나게 살아보고 싶다. 돈 때문에 가족끼리 마찰이 생기고, 친구들한테 술 한 잔 사는데 깊은 고뇌를 해야하는 비참한 인생은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정말, 아주 강렬히 부자가 되고 싶고, 될 것이다.
10. 부채를 좋은 부채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소비에 사용하면 안 된다. 반드시 추가 이익이나 자본 확장이 일어날 곳에 사용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일정한 수입이 있고 이후 이 부채로 일정한 수입이 발생하도록 만들어놔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에서 나오는 ROE(자기 자본 이익률)가 내 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보다 높아야 한다. 다시 말해 내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가는 부채는 나쁜 부채고, 나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부채는 좋은 부채다.
첫째 조건은 레버리지에 대한 가르침인 것 같다. 나는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아직도 사실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어떤 책에서는 빚을 내서까지 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하고, 어떤 책에서는 (저자와 같이) 수입이 발생하는 부채는 좋은 부채라고 이야기 한다.
언젠가 회사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회사로부터 월급을 따박따박 받으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 이 회사에 다니면서 나의 신용 등급을 키우는게 더 중요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채도 결국 능력이다. 내가 은행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11. 희생을 각오해라. 공부를 위해서는 잠을 포기해야 하고 돈을 모으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이치인 것 같다. 내가 아주 잘 아는 이치이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면 정직하게 오랜 시간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서 공부를 하면 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일을 많이 하면 된다. 나처럼 야근 수당을 주지 않는 (포괄임금제)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N잡러가 되자.
12. 무엇이든 제한된 선택권을 제시한다면 그것이 최종 선택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태 살면서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가르침이다. (어쩌면 그럴만한 용기가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선택지 외에 다른 옵션은 없는지 반드시 생각해보자. 아니면 말면 되지.
그렇다고 진상이 되지는 말자.
13. 투자는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주 감명깊게 읽었던 [돈의 심리학 - 모건 하우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게 이 가르침이다.
투자를 통해 돈을 벌기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심리적 압박, 불안감, 두려움 등"이다.
이를 견디고 버틸 수 있는자만이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
14. 많이 배운 사람이 더 상식적인 사람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상식은 지식과는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사람들 사이의 여러 생각과 의견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지혜와 지식과 도덕이 교차하는 지점이 상식이다.
요즘에는 오히려 많이 배운 사람(여기서 많이 배운 사람은 고 학력자를 의미한다.)이 보이스 피싱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정도 있어서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려고 하지도 않고 배울 생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른 결과는 참혹하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한다. (새로운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왔다는 기사를 접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 번 빠르게라도 정독해보자.)
마치며
더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이쯤에서 줄이고자 한다.
책을 다 읽고 이렇게 감상문 까지 써보니, 문득 이 책의 제목이 굳이 [돈의 속성]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 '돈'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보니 주제가 돈에 한정 되어 있을 것 같은 오해를 살 것 같다.
인생에 있어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니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